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백투더비기닝은 마이클베이가 제작을 맡았고 딘 이스라엘리트 감독이 연출을 맡은 영화다. 감독은 한국에서 인지도도 없을 뿐더러 기존의 연출했던 작품도 별로 없는 감독이다. 주연배우들도 거의 인지도가 없는 배우들이다.

 

이 정도면 정말 감독빨도 아니고 배우빨도 아닌 오로지 탄탄한 스토리와 뭔가 새로운 시도가 절실한 영화다. 과연 영화 수입업자들은 무엇을 보고 이 영화의 개봉을 결정했을까? 오로지 마이클베이의 이름을 업었을까? 개봉 후 백투더비기닝의 최종 관객수는 27만명이다. 30만명정도가 들면 대략적으로 10억정도의 수입이 생기게 되는데, 수입가격이 얼마였는지는 몰라도 이 영화를 수입한 측에서는 최소한 손해는 보지 않은 것 같다.

 

 

영화팬들중에서, 나도 그렇지만, 타임머신 이야기를 좋아하는 고정층이 분명히 있는 것 같다. 나도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가 오랜만에 나온 시간여행에 관한 이야기였다, 과연 어떤 시간여행이 펼쳐질까? 미리 궁금증을 가지고 이 영화를 보게 되었으니.

 

영화 백투더비기닝 / 상영시간 1시간 46분 / 15세 관람가

 

영화 백투더비기닝의 대략적인 줄거리(스포 없음)와 개인적인 관람평은 다음과 같다.

 

 

 

MIT공대입학을 꿈꿀 정도로 머리가 비상한 과학도 데이비드(위 사진 맨 왼쪽)와 그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과학에 관심도 많고 썩 잘하는 그의 친구들. 어느 날 데이비드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옛날 캠코더에 찍힌 자신의 7살 생일파티 영상을 보다가 그 속에 현재 자신의 모습이 거울 속에 찍혀있음을 발견한다. 도대체 무슨 일인거지?

 

데이비드는 분명 자신이 과거로 돌아갔다고 생각하고 아버지의 실험실을 뒤진 끝에 타임머신을 발견한다. 이제 작동원리만 알면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.

 

 

 

타임머신의 작동원리를 발견하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후 결국 성공한다. 이제 문제는 얼마나 과거로 갈 수 있느냐, 시간의 간격만 늘리면 된다. 와중에 그의 여동생(위 사진 왼쪽)과 평소 썸인지 짝사랑인지 좋아하던 그녀까지 합세한다.

 

총 5명이 이제 본격적으로 시간여행을 하기 시작한다. 누구나 꿈을 꾼다. 시간여행을 하면 무엇을 먼저 할까?

 

 

 

이 영화의 주인공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다. 잘못본 시험을 다시 보기도 하고, 굴욕을 줬던 친구에게 복수도 하고, 복권 번호를 과거로 가서 알아내 복권에 당첨되기도 하고. 하지만 시간여행을 할 때는 5명이서 항상 함께 한다는 원칙을 깨고 데이비드가 혼자서 여행을 하게 되면서 서서히 일이 꼬이게 된다. 다시 모든 걸 바로 잡기 위해 정말 이제는 처음부터 돌아가야한다. 그야말로 백투더비기닝이다.

 

스토리만 본다면 상당히 흥미진진하다. 하지만 이 영화 2가지가 영 마음에 안 든다.

 

첫번째, 핸드헬드 카메라. 과거 블레어위치부터 시작했는지는 몰라도, 현실성을 강조하기 위해 핸드헬드기법으로 영화출연진들이 직접 찍는 방식을 택했는데, 이 영화가 픽션인걸 다 아는데,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. 주요한 메세지는 다 담기기는 했지만 지저분한 카메라 앵글, 시종일관 흔들리는 화면, 정말 머리가 다 아플 지경이다. 2012년도 개봉했던 크로니클과 거의 흡사한 방식이다. 그나마 크로니클은 핸드헬드기법이어도 보다 차분했던 기억으로 정말 몰입해서 봤던 것 같다.

 

두번째는 타임머신의 사용방법을 알아내기 위한 과정이 너무 길다는 것이다. 이 영화의 상영시간이 1시간 46분. 엔딩크레딧을 제외하면 1시간 40분정도가 되는데, 내가 이 영화에 제대로 몰입하게 된 시점은 종반 20분정도다. 처음부터 영화 중반까지는 시간여행을 어떻게 하는지 알아내는 방법이 꽤 지루하게 펼쳐지고 시간여행을 시작하면서부터 조금 흥미가 생기다가 데이비드가 혼자서 시간여행을 한 후 모든 것을 바로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종반에는 몰입도가 상당히 괜찮았다. 한마디로 이 영화의 재미를 느낄려면 1시간정도는 참고 기다려야한다는 것이다.

 

 

 

핸드헬드기법으로 찍었는데 영화가 지루한 요소가 있다면 대책이 없다. 영화도 지루해, 머리도 아파, 눈도 아파. 다행히 이 영화는 그래도 마지막 20~30분은 초중반의 지루함을 잊게 해주는 몰입요소가 있어 그나마 용서된다. 그래도 시간여행을 본격적으로 하기 전의 과정을 좀 잘라내고 시간여행을 하는 장면들을 바로 보여줬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.

 

어차피 이 영화, 상황적으로 말도 안되는 장면도 많고 과학적으로 모순도 너무도 많은 영화다. 관객들은 과학을 따지려고 이 영화를 보지 않는다. 시간여행을 통해서 상황이 변화되고 엇갈리고 그것을 해결하는 스토리에 더 열광할테니. 백투더비기닝의 2편이 나온다면 어떨까? 만약 나온다면 그때는 제발 핸드헬드로 찍지 마라. 그리고 2편에서는 바로 시간여행을 하도록 하여라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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